1. 상담의 정의
상담에 대한 정의는 많은 상담심리학자들이 나름대로 내려져왔다. 예를 들면, 로저스(C. Rogers)는 “상담이란 치료자와의 안전한 관계에서 자아의 구조가 이완되어 내담자가 과거에 부정했던 경험을 다시 통합하여 새로운 자기로 변화하는 과정”이라 하였다. 또한 노안영(2005)은 “상담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상담자와 조력을 필요로 하는 내담자가 상담활동의 공동주체로서 대담자의 자각확장을 통해 문제예방, 발달과 성장, 문제해결을 달성함으로써 그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조력과정이다.”(p 19)라고 정의하였다.
이 외에도 여러 학자들의 정의가 있지만, 이것들은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상담은 내담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과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고 그것을 바람직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2. 상담자의 기본 태도
상담에 임하는 교사의 기본 태도로는 인간중심 상담의 선구자인 로저스가 주장한 소위 3가지 “치료적 핵심 요소”인 진솔성,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공감적 이해가 필요하다. 로저스는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 해결과 인간적 성장을 위해서 상담자의 이러한 세 가지 태도가 필요하며, 상담자와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이 태도들을 일관적으로 유지해 나갈 때 내담자의 긍정적인 성격 변화는 반드시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 세 가지는 다른 접근 방식의 상담자들에게도 받아들여져 상담자가 가져야 하는 기본 태도이면서 기본 기법으로 중요시 여겨지고 있다.
가. 진솔성 또는 일치성
진솔성이란 말 그대로 상담자가 내담자를 대함에 있어서 가식이나 왜곡, 겉치레가 없이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경험하고 있는 느낌을 자각하고 있고, 그 느낌대로 존재하며, 필요한 경우 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진솔성이 높은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허세를 부리거나 거짓으로 꾸미지 않는다.
진솔성에는 다음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내담자를 대함에 있어 상담자에게 무엇이 경험되는가?’이다. 그것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매력, 관심, 짜증, 귀찮음, 애처로움, 흥분, 지루함 등이 몇 가지 예이다. 내용이 어떤 것이든 간에 상담자는 내담자를 대하면서 드는 생각이나 느낌에 솔직하고 충실해야 한다. 그것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내담자에게 무엇을 표현하는가?’이다. 이는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느껴진 것을 표현하는 문제로서, 이때 진솔성은 내담자에 대해 진솔하게 느껴진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내담자에 대해 느껴지는 것들 중 긍정적인 내용만 표현하고 부정적인 내용은 숨겨버리는 것은 진솔한 태도가 아니다.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어떻게 부정적인 것까지 표현할 수 있는가라고 의아심을 가질 수도 있다. 물론 부정적 감정의 표현이 내담자의 문제 해결과 성장은 커녕 내담자와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아픔과 상처만 가중시키는 것으로 작용해서는 곤란하다. 그렇다고 해서 긍정적인 내용만 표현하게 되면 그것은 또 진솔한 태도가 못된다. 진솔성의 양면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진솔성의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진솔성은 자칫 상담 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결말이 날 수도 있다. 진솔하다고 해서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대해 자신이 가진 감정 전부를 털어놓아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상담자가 어떤 감정을 치료관계에 끌어내고 싶을 때 끌어낼 수 있기만 하면 된다.
나.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이란 내담자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래도 수용하고, 내담자의 주관적인 경험세계를 존중해 주는 태도이다. 이는 “나는 당신이 ~할 때에만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하겠소.”가 아니라 “나는 당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겠소.”라는 태도이다. 즉, 내담자를 상담자의 가치 조건에 비추어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그가 무엇을 말하고 느끼든, 또한 그가 어떠한 행동을 하던 내담자는 가치롭고 존중받을 만하다는 태도를 일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내담자는 상담자로부터 오는 무조건적 수용을 경험함으로써 차츰 내담자 자신에 대한 긍정적 존중감이 증가하게 된다.
상담자의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을 나타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표현양식은 다음과 같다(박성희, 2000).
첫째, 내담자에 대해서 “이것이 좋고 저것은 나쁘다.”는 식의 좋고 나쁜 특성에 대한 평가나 가치적 판단을 일체하지 않는다.
둘째,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 지금 살아 숨 쉬는 하나의 존재로 받아들인다.
셋째, 내담자에게 꾸며 만들어낸 것이 아닌, 진솔한 관심을 가진다.
다. 공감적 이해
진솔성과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이 내담자를 대하는 데 있어서 상담자가 유지해야 할 기본적 자세나 태도와 관련된 것이라면, 공감적 이해는 그것들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과 관련된다.
공감적 이해란 마치 내담자의 삶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내담자의 주관적인 경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반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즉, 상담자가 내담자의 감정에 빠져들지 않으면서 내담자의 감정을 마치 상담자 자신의 감정인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첫째, 상담자가 내담자가 말하는 내용이나 분노, 증오, 불안, 적개심, 우울, 기쁨, 흥분 따위의 감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거나 그가 느끼는 것처럼 느끼고, 둘째 이해하거나 느낀다는 사실을 내담자에게 말(언어적 표현)이나 몸짓, 말투, 눈빛, 얼굴표정 같은 비언어적 행동을 통해서 전달해 주는 것을 말한다.
비록 자신의 감정이지만 그 의미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던 내담자의 감정은 상담자의 공감적 이해를 통해 비로소 진정한 의미가 드러나게 된다. 이런 점에서 공감적 이해는 내담자가 자신에 대한 진정한 경험과 접촉을 확대시켜 나가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까지 부정되고 왜곡되어 왔던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수용하도록 하는 데 공감적 이해가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3. 상담에 임하는 교사의 자세
가. 교사는 해결사가 아니다
상담자인 교사들은 일반적으로 내담자인 학생이나 학부모를 상담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나 지식을 빨리, 좀 더 많이 내담자를 위해 사용해야지.’하는 성급한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 반대로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무엇을 해보았나요?”와 같은 질문을 통해 내담자에게서 문제의 해결을 구하는 자세는 상담자에 임하는 교사가 가지기 쉬운 ‘무엇인가를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
나. 내담자의 문제해결 능력에 대해 신뢰하고 존중한다.
유능한 상담자는 내담자를 무능한 존재라기보다는 저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존재로 본다. 즉,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기실현을 성취하고자 자율적으로 노력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비록 내담자가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라도 상담을 통해서 자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 발달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 존중해야 한다.
다. 상담자와 내담자는 동등한 관계이다.
흔히 상담자인 교사는 학급 담임, 학과 담임, 상담 교사 등 다양한 관계로 학생이나 학부모를 만나게 된다. 상담 교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때는 지시, 전달에 익숙해져 있는 권위적인 모습을 버리는 것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상담에 임하는 교사가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면 학생이나 학부모는 그들의 문제를 솔직하게 고백하거나 함께 해결하고 싶은 동기가 유발되지 않을 것이다. 상담자와 내담자는 인격 대 인격으로 만나야 인간적 성장과 발달을 조장하는 조력관계나 치료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라. 문제보다는 인간에 더 관심을 갖는다
상담에 임하는 교사는 문제 그 자체보다는 학생 자신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성공적으로 상담을 이끌 수 있다. 즉, 상담자인 교사의 기본 태도가 문제 중심적이 아니라 인간중심적이어야 한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호소하는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어 해결하다 보면 그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내담자를 소홀히 하고 사무적으로 대할 수 있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소외된 내담자는 의기소침해져서 상담자와 협력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문제해결 자체에 무관심해짐으로써 상담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유능한 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호소하는 내담자의 입장에서 그의 갈등, 괴로움, 불안, 근심걱정 등을 이해하고 공감해 준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을 바로 내담자 자신이므로 상담자가 일관성 있게 관심을 가지고 그를 이해하고 지지하고 신뢰해 주면, 내담자는 스스로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일깨워 문제해결을 도모하게 될 것이다.
마. 상담 내용의 비밀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상담자가 지켜야할 가장 기본적인 윤리강령의 하나는 상담 중에 내담자로부터 노출된 사적인 정보에 대하여 비밀을 철저히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담자가 비밀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내담자는 자신의 사적인 문제를 고백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 비밀이나 약점 등을 노출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방어심리에서 나오는 당연한 현상이다. 내담자가 상담자를 신뢰하고 자신의 문제에 관하여 마음 놓고 토로할 수 있을 때 상담은 가능하므로 비밀보장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비밀보장의 원칙의 예외 상황(예, 아동학대,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입힐 가능성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상담이 시작되기 전에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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