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직 사랑만을 위해서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부디 미소 때문에, 미모 때문에, 부드러운 말씨 때문에
또는 내 생각과 잘 어울리는 재치 때문에
그래서 그런 날엔 나에게 느긋한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에
저 여인을 사랑한다고는 정말이지 말하지 마세요
이러한 것들은, 임이여! 그 자체가 변하거나
당신을 위하여 변하기도 한답니다
그러기에 그처럼 짜여진 사랑은 그처럼 풀려 버리기도 한답니다
내 눈물을 닦아주는 당신의 연민으로 날 사랑하진 마세요
당신의 위안을 오래 받았던 사람은 울음을 잊게되고
그래서, 당신의 사랑을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오직 사랑을 위해서만 날 사랑해주세요
언제까지나 당신의 사랑을 누리도록...
☞ 이 시는 영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랑의 이야기로 꼽히는 로버트 브라우닝과 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의 열애의 기록이다. 마흔 살의 노처녀이자 장애인이었던 엘리자베스 배릿이 당시로서는 무명시인이었던 여섯 살 연하의 로버트 브라우닝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들이면서 쓴 연시이다.
유복한 가정, 아름답고 전원적인 환경 속에서 시재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던 배릿의 소녀 시절은 행복했다. 그러나 열 다섯 살 되던 해에 그녀는 말에 안장을 얹다가 척추를 다치고 다시 몇 년 후에는 가슴의 동맥이 터져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1844년에 출판된 ‘시집’(Poems)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젊은 시인 브라우닝은 1845년 1월 10일 지금은 유명해진 다음과 같은 대담한 편지를 쓴다. “배릿양, 당신의 시를 온 마음 다해 사랑합니다. 당신의 시는 내 속으로 들어와 나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온 마음 다해 그 시들을 사랑하고, 그리고 당신도 사랑합니다.”
그 해 봄 그는 그녀를 방문하고, 그 후 그들이 결혼할 때까지 약 2년 동안 나눈 연서만 해도 두꺼운 책 두 권에 달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이미 딸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던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두 연인은 브라우닝의 친구 한 명과 엘리자베스의 하녀만이 참석한 가운데 비밀결혼식을 올리고 엘리자베스의 건강을 위해 기후가 따뜻한 이탈리아로 떠난다.
그곳에서 브라우닝 부부는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으며, 사랑의 힘은 생명의 힘까지 북돋아 그녀는 1849년에 아들을 순산했고, 15년 동안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 후 1861년 6월 29일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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